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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ashed out

상어인간 2022. 5. 1. 00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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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도를 지나치지 않으면 쉽게 손절하지 않는다. 나는 이름처럼 따뜻하고 부드럽길 바라며 타인에게 많은 기회를 준다. 미워하는 일은 에너지소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누군가를 미워하려고 하지 않는다. 사랑하는 일은 그 감정만으로도 힘이 나지만, 그 반대는 힘이 빠진다. 힘든 일이다.

 

편협한 시각으로 보자면 세상에는 TAKER와 GIVER가 있다. 뭐가 더 좋고 나쁜지 / 옳고 그른지 / 선하고 나쁜지는 존재하지 않는다. 그럼에도 나는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주기를 편해했고 반대로 내가 취하는 일은 부담스럽고, 폐를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. 받으면 다시 돌려줘야하는 일이 불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. 이 말은 즉, 나는 주면 돌아오는게 있다고 깊게 믿는다는 뜻이다.

 

그러나 살아가며 내가 준다고 꼭 돌아오기만 하는 법은 없다. 더불어 호의라면 더더욱 내가 준 것에 상응하는 보답을 받는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. 그럼에도 이렇게 화가 나서 글로 내리 적는 건, 배신감을 느끼고 있어서다. 쉬운말로 "내가 이만큼 해줬는데 넌 겨우?" 라는 감정이다.

 

그래서 화를 냈으나 내게 돌아오는 답변은 "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할까?"라는 물음으로 돌아온다. 세상에서 가장 치졸한 답이다.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무엇을 해야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어야한다. 그런 반성조차 없이 돌아오는 저 말도 안되는 물음에는 대답할 가치가 없다.

 

객관적으로 생각하자. 저 인간의 삶은 나와 동일하지 않다. 나는 손절했기 때문에 내가 다시 이해를 해야할 필요도, 동정을 할 필요도, 도움을 줘야할 필요도 없다. 나는 일을 하고, 빌려 놓은 책을 읽고, 친구가 보내준 차를 마시며 평온을 찾는다. 모든 일은 지나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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